각 지역에는 특유의 색이 있다. 유리로 덮인 고층빌딩 숲의 도시는 파란색, 세계유산 시라카와 마을은 브라운, 요코하마나 코베의 중화가는 강렬한 빨강과 금색. 다양한 요소들이 지역의 색을 결정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문화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색은 화강암의 색이다. 한국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인천공항에서 서울의 지하철역, 국회의사당이나 국보 석굴암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건물이나 시설에는 대개 주변에서 채취한 화강암이 쓰이고 있다. 그래서 인천공항에 도착해 검은 점이 박힌 하얀 돌의 벽을 보는 순간, 아 한국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 삿포로의 색은 말할 것도 없이 빨간 벽돌, 그리고 삿포로 난세키(軟石)의 색이다. 지금은 내진 기준 등의 문제로 신축은 어렵지만, 아파트의 담이나 입구, 건물의 내장 등에 포인트로 삿포로 난석을 사용해 지역의 기억과 색을 계승하고 있다. 삿포로 난세키라는 이름은 별명 같은 것으로, 정식 명칭은 용결응회암이다. 약 4만 년 전 시코츠 화산이 분화했을 때 삿포로 부근에 날아온 화산재가 퇴적해 만들어진 돌이다. 화산재뿐 아니라 카루이시(가벼운 돌)라고 부르는 물질이 안에 박혀 있는데, 카루이시의 성분이나 양에 따라 돌의 색이 정해진다. 그래서 같은 난세키라도 삿포로, 오타루, 비에이 등 지역에 따라 색조 등이 크게 차이가 난다. 각각의 난세키를 구별해 보는 것도 홋카이도를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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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난세키는 내화성이 뛰어나 농가나 전당포, 도매상의 창고로 많이 이용되었는데,  지금은 창고뿐 아니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난세키 창고는 천장이 높고 중간 기둥이 없어서, 특히 스튜디오나 갤러리, 카페로 인기가 높다. 그중 하나가 키타1조, 히가시2초메에 있는 구 유우자키상점 창고다. 1931년의 채소 도매상의 저장고로 지어진 건물은, 2013까지 찻집 이시노쿠라로 이용되었다. 삿포로 건축 감상회의 신년회를 연 적도 있어 개인적으로도 친숙한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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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주변을 지나며 건물이 해체되는 것을 보았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역사적 건축물 주변에는 항상 재개발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희소한 벽돌로 만들어진 ‘오지 사몬관’이 2012년에 철거되었고, 키타8조 니시1초메에 있는 ‘이시노쿠라 갤러리 하야시’도 조만간 일대가 재개발될 예정이다. 구 유우자키상점은 다행히 난세키가 재이용된다는 정보가 있어 일단 안심했다. 이시야마지구에는 삿포로에서 유일하게 난세키를 채굴하고 있는 츠지 석재라는 회사가 있는데, 해체한 난세키를 거기에 보관한다고 한다. 당시에는 담이나 포인트로 활용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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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2015년, 완성된 건물을 보러 갔다. 난세키 창고는 새로 지은 아파트에 붙은 형태로 완전하게 재건되어 있었다. 아직 삿포로 생활이 짧은 나는 물론이고 삿포로 건축 감상회의 스탭들도, 해체한 난세키를 같은 순서도 다시 쌓아 올린, 삿포로에서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재건축에 감격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입주자가 들어오면 완성한 건물의 내부를 볼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예상도 보기좋게 빗나갔다. 재건한 건물을 홋카이도 교육대학이 ‘아트 & 스포츠 복합시설 HUG’ 로 이용하기로 해, 학생의 작품 전시 등 이벤트가 있을 때는 자유롭게 내부를 구경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서둘러 개관 전시를 보러 갔다. 개성 넘치는 학생들의 작품과 함께 눈을 끄는 것은 예전 부재를 재활용한 천정 등 내부 장식이었다. 무엇보다 1층에서 2층 사이에는 유우자키 상점 시대에 거래지역에서 보내온 공식 도매상 인증 간판을 전시해 놓아, 건물의 지금까지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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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건물이 없어지는 것과 함께 조금씩 사라지는 지역 특유의 색. 구 유우자키 상점 (현 HUG)의 재건은, 지역의 색을 빛나게 하는 것과 재개발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わが街の色は? —「軟石色」の街札幌—

街には独特の色がある。ガラス貼りの高層ビルが立ち並ぶ街はブルー系、合掌造りで有名な世界遺産白川村はブラウン、横浜や神戸の中華街は強烈な赤とゴールド色など。いろんな要素が街の色を決めるが、大雑把に言うと文化と近くで手に入る材料の組み合わせであろう。例えば、私がイメージする韓国の街の色は花崗岩の色だ。韓国の入り口である仁川国際空港からソウルの地下鉄駅、国会議事堂や国宝である慶州の石窟庵まで、韓国を代表する建物・施設には概ね近くで採れた花崗岩が使われている。なので、仁川空港で飛行機を降りて黒い点が入った白い石の壁を見る瞬間、あ、韓国に帰ってきたなと感じる。
さて、札幌の色といえば言うまでもなく赤いレンガ、そして札幌軟石の色であろう。今は耐震などの問題で新築は難しいが、マンションの塀や入り口、ビルのインテリアなどにポイントとして札幌軟石が使われ、街の記憶と色が引き継がれている。札幌軟石という名前は愛称みたいなもので正式な石としての名称は溶結凝灰岩だ。約4万年前、支笏火山の噴火で札幌付近に飛んできた火山灰が堆積してできた石である。火山灰の他に軽石(かるいし)という物質が中に入り込まれており、その成分や量によって石の色が変わる。なので、同じ軟石でも札幌軟石、小樽軟石、美瑛軟石など地域よってだいぶ色合いなどが違う。それぞれを見分けてみるのも、北海道を楽しむ一つの遊び方ではないだろうか。

 

札幌軟石は木造に比べ耐火性に優れているため、農家や質屋、問屋の倉庫として多く利用されてきた。今は倉庫としてのみならず、再利用されている建物も多い。軟石の倉庫は天井が高く柱がないので、スタジオやギャラリー、カフェとして人気だそうだ。その一つが北1条東2丁目にある旧勇崎商店の石蔵だ。1931年に八百屋問屋「勇崎恒次郎商店」の貯蔵庫として建てられたこの建物は、2013年まで茶房石乃蔵として利用された。札幌建築鑑賞会の新年会を行ったこともあり、私にも馴染みのある建物だった。
ところが、ある日近くを通っていると、建物は解体の最中だった。都心の、しかも一等地にある古い建物に再開発は付き物と言っても過言ではない。希少な煉瓦でできた「王子サーモン館」が2012年になくなったし、北8条西1丁目にある「石の蔵ぎゃらりぃはやし」も、もうじき一角が再開発される予定である。旧勇崎商店の場合、幸い建物の軟石が再利用されることになったと聞いて、一旦ほっとした。石山地区には札幌でほぼ唯一軟石を採掘している辻石材という会社があり、ばらした軟石をそこで保管するそうだ。たぶん塀やポイントに活用されるだろうと思っていた。

 

さて、その予想は完全に外れだった。2015年、完成した建物を見にいったら、なんと、軟石の倉庫がマンションとくっついた形でそのまま蘇っていた。まだ札幌生活が短い私はもちろん、札幌建築鑑賞会のスタッフたちも、ばらした軟石を同じ順番で再び組み立てるという、札幌では例のない今回の再建に感激した。一つ、残念だと思ったのは、テナントが入るとせっかく完成した建物の内部を見ることはできないだろうということだった。しかし、その予想も見事に外れた。再建した建物を北海道教育大学が「アーツ&スポーツ複合施設HUG」として使うことになり、学生の作品展示などイベントがある時には、自由に中を見ることができるようになったからだ。さっそくオープン記念展示を見にいった。創造性豊かな若い学生の作品とともに目を引くのは、古いものを再利用している天井などの部材だ。なにより、1階から2階へ行く階段の壁には、勇崎商店時代に取引相手から送られた、公式問屋認定の看板が飾っており、建物の歴史を感じることができる。

 

古い建物がなくなるとともに少しずつ消えてゆく街独特の色。旧勇崎商店(現HUG)の再建は、街の色を輝かせることと再開発が如何に共存できるか、新たな可能性を見せてくれた例であろう。